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소설
- 식자
- 동방프로젝트
- 소녀전선
- 오늘의 유머
- 매드무비
- 동방 프로젝트
- 일기
- 연재
- 케모노 프렌즈
- 심야 한정 홈쇼핑
- 식질
- 장편
- 패러디
- Earth-chan
- 스탠딩CG
- BSApricot
- 아이돌마스터
- 마비노기
- 번역
- 습작
- 전생슬 #밀림 #GIF #번역
- 인생대리출석사무소
- 자작
- 영상
- 단편
- 군복
- 만화
- 픽시브
- 프라우다 고등학교
- Today
- Total
목록심야 한정 홈쇼핑 (4)
전자나룻배
"으아. 늦었다, 늦었어!" 차를 놓치게 된 탓에 그만 늦게 들어왔다. 이러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를 놓칠 것이다. 차라리 광고를 더 보면 더 봤지, 놓치고 싶진 않았다. 재방송 따위보다 본방송이 좋은 것은 본 뒤에 바로 인터넷에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인데, 놓친다니 말도 안 된다. 양말을 벗지도 않은 채 곧바로 텔레비전을 켰는데 이상했다. 마치 텔레비전이 정지되어있는 것처럼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자가 바르게 서 있는 장면만 나왔다.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려도 먹히지 않았다. 벌써 배터리가 다 된 건가? 화면 속의 남자가 폭죽을 터뜨리면서 혼자 기뻐했다. "축하드립니다. 고객님. 고객님은 저희 홈쇼핑의 20번째 고객님이십니다. 기념으로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고객님께 신상품을 무료..
"엄마, 미안해." 어머니는 소리가 잘 나지 않는 목으로 힘겹게 신음을 내며 어깻죽지만 남은 팔을 부르르 떤다. 여동생이 어머니에게 죽을 떠먹여 주려다 그만 죽을 그릇째로 어머니의 가슴팍에 전부 쏟아버린 탓이다. 동생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울먹이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걸레로 어머니의 웃옷을 닦아드렸다. "내가 할 테니까 가만히 있으라고 했잖아." "그치만…. 착한 일을 해야 산타할아버지가…." 그러고 보니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텔레비전만 보던 애가 오늘따라 유달리 부산스럽게 구는 게 이해가 갔다. "그냥 가만히 있어. 그게 착한 거야." "그치만…." "넌 원래 착하니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꼭 주실 거야. 알았지?" 동생은 마지못해 간다는 듯 우물쭈물 대다 느릿느릿 거실로 움직였다. 어머니..
요새 이상한 소문이 돈다. 그것은 밤에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갑자기 채널이 바뀌고, 일반적인 홈쇼핑에선 절대 팔지 않는 물건을 판다는 것이었다. 그 물건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구석이 있어서, 마법이라도 깃든 것처럼 좋은 효과가 있지만, 간혹 부작용이 심한 것이 있어 만약 그 홈쇼핑을 보게 된다면 차라리 아무것도 주문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한다. 주문은 전화 걸 필요도 없이 바로 사겠다는 말만 하면 된다고 한다. 돈은 그 자리에서 내는 것이 아니라 내게 될 때를 마치 계시가 내리는 것처럼 스스로 알게 되며, 그때 돈을 내지 않으면 자신에게 있어 소중한 것을 잃게 된다고 한다. * * * * * * * * * * * "텔레비전 진짜 재미없다." "내 말이." 일 초마다 바뀌던 채널이 멈췄다. 멈춘 채널은 홈쇼..
프로펠러처럼 빙빙 도는 전등 깃과 꿈의 잔영이 잠에서 깬 나를 반겨주었다. 흰 염료를 온몸에 바른 구릿빛 피부의 원주민들이 나를 붙잡고 헬기로 공수해온 소금을 부대째로 먹이는 꿈이었다. 침을 꼴깍 삼켰다. 바싹 마른 목은 미약한 동작에도 아파한다. 휴대전화를 꺼내 시간을 보았다. 1:07(일). 이 정도 시간이라면 물 한 잔 마시고 다시 자도 될 것이다. 물을 안 마시고 자니 그런 꿈을 다 꾸는구나 하며 꿈을 되새겨보았다. 물을 마시고 거실을 보니 여느 때처럼 텔레비전이 켜져 있었다. 아무래도 아버지나 여동생이 보다가 끄지도 않고 그냥 들어가 자는 모양이었다. 버튼에 얹혀진 손가락이 버튼을 누르다 말고 멈췄다. 화면에선 쇼 호스트가 열심히 제품을 설명하고 있었다. '누가 홈쇼핑 채널을 틀어놓은 거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