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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단편 (10)
전자나룻배
"자네, 먼지가 묻었군." 나는 말 없이 옷을 털었다. 노인은 표정을 바꾸지 않고 내 업무 수첩을 읽기 시작했다. 읽는 중간중간 펜으로 수첩을 긋는다. 지금은 밑줄을 그어 주고 있군. 자로 잰 것처럼 반듯한 선이지. 손이 한 군데 멈춰서 움직인다. 이건 우아한 싸인을 해주는 것이다. 노인은 수첩에 종이를 끼워 내게 주었다. "이제 시작하게. 현장에 5분 늦게 도착하는 거 잊지 말고." "예." 그러고선 노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내게 눈길을 더 주지 않고 무언가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는 번화가로 나왔다. 쪽지에 적힌 숫자는 1044. 장소는 카페 앞 신호등. 지금이 10시 37분이니까, 좀 빨리 온 셈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약속 장소에서 떨어져 있다가, 5분 지나서 도착해 일을 하면 된다...
배가 고파졌다. 길을 걷다 오토바이를 보자 허기가 돌았다. 참으로 이상하다. 왜 나는 저 오토바이가 그렇게 맛있어 보일까. 그렇게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지면서도. 내 혀는 저걸 늘 먹어왔다는 듯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배기구에 맺힌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시동을 끈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아. 씹을 때의 감촉이 혀에 생생히 돋아난다. 먼저 바퀴를 씹는다. 오토바이를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엔진부터 먹으려고 하겠지만, 그건 틀렸다. 오토바이 엔진이 가장 맛있을 거라는 논리는 순대를 먹을 때 염통을 먹었던 기억만 떠올린 것이다. 잘 생각해 보자. 돼지는 족발이, 닭은 다리가, 소는 사태가 제일 맛있는 부위다. 그러므로 오토바이또한 바퀴쪽이 제일 맛있는 것이다. 맛있는 부위부터 먹는 것이 식사의 정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