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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시안은 메이드양의 꿈을 꾸는가? 본문

단편/기타

밀레시안은 메이드양의 꿈을 꾸는가?

솔잎사이다 2015. 8. 25. 19:00
 새하얀 입김. 차가운 바람. 햇빛을 받아 시리게 빛나는 설원. 
 간밤의 눈에 덮인 마을은 혼롓날 드레스를 차려입은 신부만큼이나 희고 깨끗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옷에 맺힌 서리를 털어내는 경비병들과 솥에 얼음을 끓이는 아낙네들. 그리고 사냥감을 상패처럼 자랑스러이 메고 오는 우람한 사내들이 제 나름의 방법으로 발레스의 아침을 밝히고 있었다.
 그 아침의 테두리 밖에서 손님이 찾아왔다. 
 손님의 행색은 참으로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군데군데 해져 바람이 새는 것이 보이는 로브도 그렇지만, 장갑은 얼마나 썼는지 너덜너덜 해졌고, 가죽 장화엔 언제 붙었는지 모를 진흙이 굳은 데다, 허리춤에 차인 검은 손질이 되지 않아 빛을 잃었다. 그나마 봐줄 만한 구석이 있다면 막 씻은 듯 깨끗한 얼굴과 손의 피부와 등에 멘 멋진 은제 활이었다.
 차라리 뜨내기 도적이 그보다는 행색이 나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본 경비병이 마을로 들어오는 것을 제지하려 했지만, 미리 언질을 받은 선임 경비병이 만류하고 손님을 궁으로 안내해주었다.
 오늘은 이 손님. 아라노이가 몸종을 맞이하는 날이다. 
 지체 높으신 귀족님도, 자수성가한 부자님도 아니었지만 '별에서 온 사람'은 몸종을 거느릴 수 있었다. 그것은 흉포한 글라스 기브넨을 처치하지 못했더라도, 마족의 우두머리를 제압하지 못했더라도, 심지어-지금도 많은 밀레시안들이 하고 있는- 그림자 세계의 확장을 막아내지 못했더라도 주어지는 특권이었다.
 "춥지 않으세요? 제 외투라도 드릴까요?"
 "아뇨. 괜찮아요."
 아라노이의 말에 경비병은 웃었다.
 "정말 밀레시안이 맞는가 보군요. 외지인들은 이곳 추위를 못 견디는데."
 경비병은 아라노이의 꾀죄죄한 모습에 개의치 않는 건지, 낯빛 하나 바꾸지 않고 설명해주었다.
 "크루크 폐하는 우리 왕국의 큰 어르신이십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폐하께는 예를 갖추셔야 합니다. 아무리 별에서 오신 분이어도 말이에요." 
 경비병이 부르튼 입술로 달싹이는 말에 아라노이는 고개만 적당히 끄덕여주었다.
 지금 아라노이 머릿속엔 새로 맞이할 몸종에 대한 기대로 가득하다. 그동안 여행하며 다른 밀레시안을 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건 강력한 마법 무기나, 타는 것만으로도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수(神獸)나, 집 한 채를 호가하는 가격의 옷 따위가 아니라 바로 메이드였다.
 왕궁에서 막 나온 것처럼 다소곳하고 가녀린 여자가 많았지만, 아라노이는 꼭 그런 사람이 아니어도 좋았다. 아무런 동행 없이 모험한 아라노이는 그저 모험의 동반자가 되어줄 사람이면 족할 것이었다.
 "……그러니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서 예를 표하는 겁니다. 에일리흐 왕국의 기사처럼 정중하게 말입니다."
 '여자라고 말은 들었지만, 어떤 여자일까?'
 아라노이는 이리아 대륙을 밟아 본 것도, 발레스에 온 것도 처음이었다. 발레스가 자이언트의 왕국이란 것도 방금에야 알았다.
 '그럼 자이언트 여자겠구나…….'
 실은 아라노이가 기대한 사람은 가녀린 몸매에 애잔하면서도 교태로운 목소리를 지닌 여성이었다. 거기에 기분에 따라 쫑긋거리는 기다란 귀를 가진 엘프라면 아라노이의 여성 환상을 충족시키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었다. 
 뇌리라는 이름의 붓이 머릿 속을 천천히 쓸었다. 아라노이 머릿속에 있는 자이언트 여자는 던바튼에서 본 한 사람이 전부여서 아무리 떠올려도 그 사람만 떠올랐다. 자줏빛 가죽 드레스를 입은, 햇빛에 익어 구리 빛깔을 띠는 몸에 매끄럽고 긴 금발을 가진 금빛 눈의 건강한 자이언트 여자.
 불에 장작을 넣는 마을의 자이언트 여자를 보면서 다른 모습을 떠올리려고 해봐도, 억세고 투박한 우리네 어머니상만 떠오를 뿐 아라노이의 환상에 부합하는 여성상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혹여라도 엘프 얘기가 나오면, 그땐 왕족 앞이라도 욕을 해도 됩니다. 그리고 절대 엘프를 비호해선 안 됩니다. 지금은 동맹이긴 하지만, 그게 우리가 엘프를 용서했다는 뜻은 절대 아니니까요."
 경비병이 걸음을 멈추고 팔을 건물을 향해 뻗었다.
 "자, 여기가 바로 우리 폐하께서 기거하시는 왕궁입니다. 들어 가시죠."
 아라노이는 자이언트들의 왕궁을 보고 내심 실망했다. 거대한 문과 넓은 대리석 계단. 그리고 밤의 거목을 새긴 계단 장식과 지붕 위의 장식은 이 집만이 갖춘 연미복일 테지만, 아라노이에게 왕궁은 라흐 왕성 같은 것이지 이런 것은 아니었다. 
 계단 앞에서 경비병은 아라노이가 장화 터는 것을 도와주었고, 옷매무새도 가다듬어주었다.
 문을 열자 참나무 장작과 향수의 향을 머금은 온기가 얼어붙은 아라노이의 코를 녹여주었다. 그 포근한 기운에 긴장이 풀어져 졸음이 왔지만 아라노이는 여기에 온 목적을 떠올리고는 궁궐 안으로 들어갔다.
 칠이 잘 된 나무 바닥과 화강암으로 조각한 순록 머리 등으로 장식된 궁궐 내부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의 촛불처럼 은은하고 절제된 미를 갖추고 있었다.
 방을 나누는 벽이 없어 현관에서도 왕의 침대를 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 집이었다.
 벽난로 옆엔 설원 표범 가죽 외투를 입은 여인이 잘 다듬어진 흑단 의자에 앉아있었고, 그 옆엔 시종으로 보이는 여자가 황금 담뱃대에 담배 잎을 꼭꼭 다져넣고 있었다. 외투를 입은 여인이 인기척을 느낀 듯 천천히 돌아본다.
 경비병은 곧바로 경례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이리 오너라."
 날카롭지만 기품이 서린 목소리.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점잖게 한 걸음으로 다가간 아라노이는 그 사람이 바로 발레스 왕국의 왕비. 키리네임을 알았다.
 아라노이는 말없이 무릎 한 쪽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키리네는 손을 가볍게 저었다.
 "됐다. 앉거라."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키리네 옆에 서 있던 여시종이 아라노이에게 의자를 가져다 주었다. 아라노이가 가볍게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자 여시종은 미소를 지어 보이곤 키리네 옆으로 물러났다. 
 본 것이 찰나에 지나지 않지만, 아라노이는 그 모습을 보고 맞이할 몸종에 대한 기대가 무척 커졌다. 
 어깨에 간신히 닿는 짧은 머리. 아무런 사심이 담기지 않은 듯, 맑은 빛을 띄는 밤색 눈. 옅은 미소에서 엿보이는 여린 마음. 어디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었다. 빼어난 용모라고 말할 수 없다뿐이지, 무척 예쁜 얼굴이었다. 아라노이는 만약 아내를 맞이하게 된다면 이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우리 애를 데려갈 밀레시안이 온다고 했지. 맞나?"
 "예, 예. 맞습니다."
 여시종이 키리네에게 조용히 담뱃대를 바쳤다. 키리네는 담배를 받아들고 한 모금 빨았다. 자욱한 담배 연기가 실내에 퍼진다.
 "이름이 뭐지?" 
 "아라노이 파보르라고 합니다. 저하."
 키리네는 작은 목소리로 아라노이의 이름을 몇 번 외더니 미소 지었다.
 "아라노이라……. 참 좋은 이름이로구나."
 "감사합니다."
 키리네는 여시종에게 말하였다.
 "아데미아. 너도 앉거라."
 아데미아가 의자를 가져와 아라노이 옆에 앉았다. 그제야 아라노이는 그녀가 자신의 몸종이 될 사람이란 것을 알았다. 아라노이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설렘이 가득 차올라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통성명은 아직 하지 않았지? 인사하려무나."
 아라노이와 아데미아는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꾸밈없는 호의가 담긴 그 목소리에 아라노이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얼마나 떨렸는지, 묵례만 간신히 할 수 있을 정도였다. 키리네는 아라노이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무릎을 치며 웃었다.
 "이제 보니 주인이 온 게 아니라 신랑이 온 게로구나."
 아라노이는 그만 얼굴이 새빨개져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만 푹 숙였다. 
 "됐다. 어차피 얼굴 오래 맞댈 사이인데 서두를 것 없지."
 키리네는 담배를 한 모금 빨았다.
 "사실 너희 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많지만, 폐하께서 오시기 전까지 보내야겠구나. 폐하께서 아데미아가 떠나는 것을 보시면 분명 말리실 테니까."
 다시 한 모금. 이번엔 깊게 빨아들인다. 그리고 아데미아를 바라본다. 
 "폐하께선 다른 것보다 네 요리를 다시 맛보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실 테지."
 "좀 차려두고 갈까요?"
 키리네는 살풋이 미소지었다.
 "아니야. 됐다. 곧 폐하께서 돌아오실 시간이니 어서 끝내야겠구나."
 아라노이와 아데미아가 자리에서 일어남과 함께 키리네도 일어났다.
 "아라노이. 너는 아데미아가 너를 섬기는 것 같이 아데미아에게 정성을 다하여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아데미아. 너는 폐하와 나를 섬겼을 때의 마음을 가지고 이 남자를 섬기도록 하여라."
 아데미아는 수녀가 신상(神像)을 대하는 것처럼 고개를 숙였다.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뭔가 생각난 듯 덧붙였다.
 "둘 사이가 벽이 없을 정도로 가까워지거든, 그때 다시 날 찾아오는 것을 잊지 말도록."
 아라노이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꼭 다시 오겠습니다."  
 키리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래. 좋아. 자, 어서들 가거라."
 아라노이와 아데미아는 왕비에게 예를 표하고 현관으로 갔다.
 문을 열고 나가려는 아라노이에게 아데미아가 말했다.
 "깜빡 잊을 뻔했어요. 짐을 가지고 올 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아라노이는 아직도 아데미아에게 말을 꺼내는 것이 어색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그저 고개만 끄덕이는 것 뿐이었다.
 "금방 올게요."
 아데미아는 미안한 미소를 보이고 아래층의 거실로 내려갔다.
 홀로 남겨진 아라노이는 어서 빨리 여길 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방금의 미소로 다시금 세차게 뛰는 가슴을 안고 낯선 곳에 서있는 것은 참기 힘든 고통이었다.
 그런 아라노이를 키리네가 다시 불렀다. 아라노이는 그 부름에 말 대신 소리를 죽인 걸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보낼 땐 보내더라도 꼭 말해야겠다 싶어서 말이야."
 키리네는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 말을 이었다.
 "아데미아는 참 불운한 팔자를 타고난 아이야. 혹시 우리 풍습을 알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키리네는 그런 반응은 예상했다는 듯이 덤덤히 말을 이어나갔다.
 "우린 전사의 재능을 타고나지 못한 아이를 짐승에게 던져버리지."
 "예, 예?"
 아라노이는 순간 충격을 받아 더듬거렸다. 
 "춥고, 맹수가 가득하고, 먹을 것이 부족한 이 땅에선 우리로 하여금 레우스 강물보다 차가운 풍습을 갖게 했지. 굶은 짐승들은 어린 아이의 연한 고기를 마다하지 않고 먹어치우지. 아데미아도 그렇게 죽을 뻔 했어. 아데미아의 어머니가 뒤늦게 후회하고 곰에게 던져진 아데미아를 구하려다 죽어버렸고, 아버지는 겨우 곰을 죽이고 아이를 구해냈지만 마을에 왔을 땐 이미 살릴 수 있는 몸이 아니었지. 보통 이런 아이는 입양되지만, 입양되지 못 하는 아이는 우리 왕가에서 시종으로 받아들이지. 아데미아도 그런 아이 중 하나고."
 '그런 일이…….'
 아라노이는 숙연한 기분이 들었다. 그와 동시에 아데미아를 향한 강한 연민과 의무감이 샘솟았다.
 "아데미아는 참 착한 아이야. 아마 널 배신할 일도, 널 속상하게 할 일도 없을 테지. 이제 그 애의 행복은 오로지 너에게 달린 일이야. 그러니 아데미아를 알고, 이해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건 연인이 아니어도 여자에게 응당 가져야 하는 남자의 의무니까." 
 "그 말씀, 마음에 새겨두겠습니다."
 아라노이가 다짐하듯 하는 말에, 키리네는 소리 내어 웃었다.
 "정말 신랑을 앞에 두고 있는 것 같구나."
 키리네는 담배를 한 모금 빤 뒤 손짓을 하였다.
 "아데미아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으니 어서 가보도록." 
 아라노이는 키리네에게 다시 예를 표하고 계단을 내려가 자루를 멘 채 기다리고 있는 아데미아에게 갔다. 
 "어서 가죠."
 "알았어요."
 활기찬 어조에 반사적으로 올려다보자, 아데미아는 소풍을 떠나는 아이처럼 천진한 표정이었다. 아라노이는 무어라 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좀체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아라노이는 아무 말 없이 문을 열고 나갔고, 아데미아는 가벼운 걸음으로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둘은 왕궁을 나섰다.
 
 
 마을은 식사 시간이었다. 십 리밖에서도 맡을 수 있을만큼 진한 고기 냄새로 보아, 다들 아침에 잡아 온 사냥감을 요리해먹느라 여념이 없는 모양이었다. 
 둘이 마을을 나설 땐 아무런 배웅도 인사도 없었다. 마을을 나설 때 받은 경비병의 '잘 가시오.' 한 마디 외엔.  
 아라노이 자신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아데미아가 떠나는 데 배웅 하나 없다니. 자이언트란 종족은 원래 정이 없는 건지도 모를 일이다.
 "정말 기뻐요. 온 세상을 돌아보며 살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곤 꿈에도 몰랐어요."
 마나터널까지 다다랐을 때에도 아데미아는 여전히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울라에서 오신 분이라고 들었어요. 그곳은 꽃이 지지 않는 나라라죠? 두꺼운 옷이나 독한 술이 없어도 될만큼 따뜻해서 그렇다던데, 정말 기대가 돼요."
 '그동안 억눌려 살았나?'
 왕궁의 수줍은 여시종은 어느새 없었다. 바깥이 궁금한 천진난만한 아이가 있을 뿐.
 아라노이가 아데미아를 올려다 보며 말했다.
 "마나 터널로 켈라까지 갈 거에요. 혹시 이거 타 본 적 있나요?"
 아데미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이번이 처음이에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는 아라노이를 항상 아찔하게 만들었다. 아라노이는 다른 것보다 우선 그 기분에서 헤어나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괴롭겠지만 한 번 타면 익숙해질 거에요. 어서 가요. …맞아, 아침은 먹었나요?"
 아데미아는 물어봐주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눈을 빛내며 답했다.  
 "아뇨. 주인님. 아직 안 먹었답니다. 제가…."
 순간 아라노이는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주인님. 손윗사람을 대하는 부담감따위는 전혀 담기지 않은, 마치 가족을 부르듯 스스럼없는 그 말엔, 태도도 태도거니와 아라노이의 가슴을 꼭꼭 조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그래. 그, 그그그 그거 다행이네요."
 "…요리를 준비. 다행이라뇨?"
 아데미아는 갸우뚱했다.
 "그게, 그게 말이죠. 마나 터널을 탈 땐 속을 비워야하거든요. …우선 저부터 갈게요."
 아라노이는 마나 터널을 넘을 기세로 달려가더니 곧 사라졌다. 놀란 아데미아는 반사적으로 그 뒤를 쫓아 들어갔다.


 아데미아는 켈라에 도착해서도 한동안 헛구역질을 멈출 줄 몰랐다.
 '그냥 걸어올 걸 그랬나?'
 "…이렇게 어지러운 건 줄 알았으면. 웁, 말을 하셨어야… 우웁."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라노이는 다음 말을 꺼내기 무척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어차피 말할 거라면 빨리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 큰 나무에 손을 짚고 헛구역질을 계속 하는 아데미아에게 아라노이가 다가갔다.
 "…이건 정말 미안한 말인데요."
 아데미아가 얼빠진 표정으로 물었다.
 "웁. 뭔데요?"
 "배 타보신 적 있으시죠?"
 "웩. 아뇨."
 "카브까지 타고 가야하거든요."
 아데미아의 동공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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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에 게시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abinogi&no=118275&s_no=10001957&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4362

부실한 마무리 때문인지, 재미가 없어서인지 딱히 반응은 없었다.

원래 연재하려고 각잡고 썼다가 흐지부지...

다음엔 제대로 써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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