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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기타

그리움 안고 간 자리

솔잎사이다 2015. 8. 25. 18:57
자르딘 동쪽엔 시들지 않는 풀밭이 있다
항상 웃고 있는 꽃과
항상 풀을 뜯는 순록
항상 분주한 걸음을 하는 그 
말고는 몇 해째 손님이 없다

나는 그의 발자취를 밟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닳아빠진 목검 말고는
가진 것 없는 
그의 흔적도

풀을 미처 삼키지 못 하고 
스러진 
순록과 함께
뉘여있었다

아프지 말라는 말일까
풀밭에 곱게 놓인 빠알간
생명력 30 포션 하나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말일까
TV에 나오는 청춘 음료와 빼닮은
스태미나 30 포션 하나

해진 내 옷이 안쓰러웠던 걸까
작은 우아함을 담은
투 톤 비조 드레스

나는
아아
나는 아아
그의 발자취를 좋아했다
사랑했다

순록의 원망 섞인 눈물도
어느새 잊고
그의 발자취만을
좇았다

자르딘 동쪽엔 시들지 않는 풀밭이 있다
항상 웃고 있는 꽃과
항상 풀을 뜯는 순록
말고는 몇 해째 손님이 없다

나는
말보다 값진 시를 쓰는 그의 
애독자였다



이 역시 오유에 올렸던 글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mabinogi&no=112679&s_no=9834086&kind=member&page=1&member_kind=total&mn=614362


마비노기하는 사람들에게 보고 웃으라고 쓴 글이었는데, 영 반응이 안 좋았다.


이거 쓸 때 꽤 재밌었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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